03. 鴛鴦-원앙-
花然@_____justdream
레이스 숄도 디자인이 다양할테니까 가면 여러개를 걸쳐볼게요. 어느것이 당신 눈에 가장 아름다운지 보고 골라주겠어요? 당신 눈에 선녀같이 보이는 것으로요. 후후.
命運@_20191001
내 부인께선 무얼 입어도 중국의 사대 미인보다 아름다울 텐데, 양귀비보다 고운 아내가 무엇을 걸치는 게 가장 아름다운지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지금 내가 가진 비극이지.
(과장되게 끙 소리를 내며 화연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단발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 화연은 눈웃음을 치는 게 고왔으며, 자신의 품에 안겨오는 것은 더욱 고왔다. 품에 안은 채 백화점으로 향했다. 백화점으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애초에 경성에서도 좋은 터를 잡고 살았기에 그 어디로 가든 길이 멀지는 않았다. 게다가 길이 멀다면 인력거를 사용하면 되지 않겠나.
인력거 하니까 생각이 났다. 돌아오는 길에는 손에 짐이 있을 테니 인력거를 타야겠다. 짐은 자신이 전부 다 들 것이요, 그게 무겁지도 않았다만 인간이 보기에 그것이 괴이하다면 인간들은 그를 두려워하며 소문을 내곤 했다. 소문이 나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곧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한 여자가 앞에 서서 버튼을 누르고 있는 승강기로 향했다. 몇 층으로 가셔요? 그녀의 말에 레이스 숍이 어디에 있소? 하고 물었다. 여인은 얼굴을 붉힌 채 오 층이요, 답했다.)
그럼 오 층으로 갈까, 연이?
花然@_____justdream
당신이 황제가 아니라서 다행이에요. 오왕이 서시를 웃게하기 위해서 비단을 찢었듯 당신이라면 내 표정 하나에 옆 나라쯤은 멸망 시켰을 세기의 폭군이 될 것 같으니까요.
(과장된 앓는 소리에 웃음이 나왔지만 손으로 살풋 입가를 가리고 도도한 척 목소릴 내어 말했다 그러나 도도한척 목소릴 내는 것도 잠시 결국 장난스런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렸다.
하지만 정말로 제 부군은 남들보다 저에 한해서라면 과한면이 없지않아 있기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 일 것이다. 제가 사람들의 고문당하는 비명 소리가 좋다 하였다면 저를 위해서 질리도록 해줬을 폭군이 됐을 것임은 실제로 되어보지 않아도 자명한 것이다.)
좋아요. 먼저 당신이 내가 걸칠 레이스 숄을 골라주고, 그 후에 커프스 버튼을 보러 가는거죠. 아니, 찬찬히 백화점을 전부 돌아보는 것도 좋겠어요.
(솔직히 제 앞의 얼굴을 붉히는 여인이 불쾌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또한 번드르르한 미모를 가진 부군과 함께하는 제가 감당해야할 일 일지도. 질투는 칠거지악이라하여 조선과 제 고국 모두에서도 공통되는 말이었는데, 그렇다면 저는 세기의 악녀가 될 것이다. 단지 당신이 잘나서 눈 앞의 여인이 얼굴을 붉히고 한껏 수줍은듯이 교태스럽게 층수를 부른 것 뿐인데, 이렇게 기분이 탐탁치않아 졌으니 말이다.)
命運@_20191001
내가 황제였다면 비단이 아니라 사람도 찢었을 거야. 그것이 무엇이든 화연이 웃을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했을 테니 말이야.
(실제로는 오왕이 서시를 웃게 하는 것보다는 달기에게 홀린 주왕처럼 주지육림을 만들고 포형을 뜨는 게 제 취향이겠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정한 아내는 그런 것에도 질색을 하였는데, 굳이 질색을 하는 것을 볼 만큼 취미가 나쁘지는 않았다.
게다가 화연은 질색을 하는 것보다는 다정하게 웃고 품에 안겨 뺨을 비비는 것이 더 아름다웠으니 비단을 찢어 웃는다면 비단을 찢고, 봉화에 불을 붙여 사람들이 모이는 걸 보고 웃는다면 기꺼이 그리할 것이다.
여인에게 묵례를 하고는 화연과 함께 승강기를 기다렸다. 간간이 이마며 관자놀이에 입을 맞췄는데, 작금의 사내들은 아내와 이리 긴밀한 관계를 나누는 것을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내를 때리는 것과 아내를 사랑하는 것 중 진심으로 사랑스러운 것을 말하라면 응당 후자가 아니겠는가? 화연은 그만큼 사랑스러웠으니까.
승강기가 도착한 뒤에는 그 안에 탔다. 승강기 안내원이 어디를 가십니까, 하고 다시 묻기에 오 층이요. 하고 대답했다.)
백화점을 전부 돌아보며 소화를 조금 시켜야겠어. 케이크를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지? 맛있는 걸 잔뜩 먹었으니 조금 걷고, 걷다가 힘들거든 내게 말해. 업어줄 테니까.
(어깨에 팔을 두른 채로 부드럽게 뺨을 매만졌다. 부드러워 만질 맛이 나는 얼굴이었다.)
내 처는 화연이밖에 없으니 표정 풀어.
花然@_____justdream
(마작판 위가 아니면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것은 제 약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신은 이런 점까지도 꽤나 저를 사랑스럽게 여겼는데, 당신의 마음이라곤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서 제 마음만 어린아이처럼 숨기지 못하고 훤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하지만 저는 속내를 들킨다고 해서 아니라고 굳이 부정하는 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잘생긴 탓에 길거리의 아무 아녀자들이나 모두 얼굴을 붉히는 것은 달갑지 않은것을 어떻게 하겠어요. 이 또한 당신을 사랑하는 탓에 그런 것인걸요? 그러니 다리가 아프다면 잔뜩 투정부리기 위해서 업히지 않고 옆에서 짜증을 부리며 당신에게 잔뜩 화풀이를 해야겠어요. 흥.
命運@_20191001
내게 어리광을 부리면 나는 내 부인의 투정을 다 받아주고 결국 경성 한 가운데에서 번쩍 안아들고 가겠지. 마치 기사가 공주님을 끌어안듯 말이야.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웃으며 승강기에서 내렸다. 처의 시기와 질투가 깊다고 해도 뱀에게는 기꺼웠다. 인간의 사랑을 잘 알지 못하기에 질투를 하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사랑이로구나, 하는 것이다.
사실 사랑이라는 것은 그 외에도 많은 헝태를 띠우곤 했다. 굳이 따지자면, 그래. 사랑하는 이의 눈빛이 자신을 바라볼 때. 아윈, 하는 그 달콤한 목소리. 새콤한 산딸기를 함께 먹으며 지내는 오후. 함께 시내를 걸으며 이것저것 떠들 때. 자신이 늦게 들어오면 잠도 자지 않고 기다리는 아내의 얼굴.
아침과 새벽, 그 경계선에서 제가 끌어안고 콧등을 비벼 깨우면 잠에 덜 깨서도 색 웃으며 목을 끌어안는 모습. 다른 곳을 보고 있다가 연아, 하고 부르면 고개를 돌려 저를 바라보는 모습. 뱀은 그 모든 것에서 사랑을 느꼈다.
그렇다면 자신이 아내에게 똑같이 해줄 수 있을까? 그것에 관해서는 회의적이었는데, 저는 화연만큼 감정이 풍부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랑이었다.
숄을 걸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 마작을 하러 호텔에 가는 화연을 데리러 가는 발걸음, 화연을 위해 아이라도 하나 주워와야 하나, 하는 마음, 화연이 저를 보고 웃을 때마다 느끼는 그 마음. 그런 모든 것들이 사랑이었다. 그러니 연아, 내게 웃어다오. 지금처럼 웃어다오.
승강기에서 내려 곧장 숄을 파는 곳으로 갔다. 남자 직원은 번듯하고 고급스러운 옷을 차려입은 부부를 보며 방긋 웃었다. どの種類のショールをご覧いただけますか?-어떤 종류의 숄을 찾으시나요?- 그렇게 말하는 직원에게 말했다.)
レースで作られたものを探しています。 美しいものとして見せてください。
(레이스 소재로 된 아름다운 숄을 보고 싶습니다.)
花然@_____justdream
그러면 결국 나는 사랑스러운 아윈을 향해서 웃어버릴테고 말이에요.
(당신의 대답은 늘 자신을 흡족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린 것처럼 제 마음에 쏙드는 말만 하는 당신은 세상의 어떤 남자보다 저를 행복하게 했다.
저를 가장 첫번째로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제 투정에도 기껍게 들어주는 것이 마음에 흡족하였다. 부유층 자제라 그러하다면 굳이 부정을 하진 않는데 화연은 물건 하나를 보고 선택 한 번을 허투로 하지 않아서 까다롭다는 소릴 듣곤 했으니까.
하지만 당신에게만큼은 다르다. 당신은 제가 까다롭게 굴지 않아도 독심술을 쓰는 마냥 제 마음에 쏙 드는 행동만을 했고, 제가 꼭 세상의 전부인마냥 굴며 제 웃음을 갈구하니 사랑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런데 정말 독심술을 쓰는건 아니겠지?
속으로 작게 고향의 롱샤 요리를 먹고싶다고 짧게 생각하며 당신 팔에 팔짱을 끼고 몇걸음 걷고나니 숄을 파는 의복집에 갔다. 숄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하는 집인지 사방팔방 하늘하늘하며 아름답게 레이스 자수가 들어있는 숄들이 걸려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일본어 대화. 저는 유창한 영어와 조선어 약간을 제외하고 일본어는 영 젬병이었는데, 이렇게 일본 점원만이 있는 가게에서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곤 했다.
물론 자신이 굳이 이야기 할 필요없도록 같이 쇼핑하는 멤버들이라던가, 마작을 하는 인원이라던가, 당신이 바쁘지 않다면 당신과 나가면되니 이에 곤란함을 느낄 일은 없었다.)
아윈, 당신 눈에 가장 아름답게 내게 잘 어울리는 숄로 골라줘요. 그리고 오늘 집에 돌아가서 선물 하나를 줄게요. 어때요?
命運@_20191001
그건 곤란한데. 모두 다 잘 어울리니 이곳의 숄을 전부 사서 화연이에게 걸쳐줘야 내 성이 찰 것 아니야.
(웃으며 몸을 숙여 화연의 뺨에 입을 맞췄다. 곧 시선을 돌려 숄을 바라봤는데, 촘촘한 레이스가 짜인 숄들을 바라보자 무엇을 골라야 하는지 정말 곤란해지고 말았다. 모든 것이 화연에게 잘 어울리는 탓에 도무지 무엇을 골라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개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숄 몇 개를 가리키자 점원은 거만한 시선과 행동에도 싹싹하게 웃으며 숄을 가지고 왔다. 아무튼 타국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자국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외지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점원이 가지고 온 숄 중 몇 개를 골라 화연에게 걸쳐줬다. 이건 너무 화려하고, 이건 나비 문양이라 별로 어울리지 않고. 그러다 마주한 숄은 미사보를 모티브로 만든 것처럼 단순한 숄이었는데, 그 레이스가 몹시 촘촘하고 빠듯한 듯 느슨하게 만들어둔 탓에 그것이 몹시 만족스러웠다. 그 숄을 하나 고르고, 그 뒤로 고른 것은 섬세하게 별이며 달이 새겨진 것이었다. 뺨을 매만지며 웃었다.)
이것 두 개가 마음에 들어. 둘 다 사고 싶은데, 허락하시겠어요, 부인?
花然@_____justdream
이이도 참. 그건 너무 과장 아니에요?
(과장이라도 아니라도 상관없었다. 저를 찬미하는 당신의 목소리는 듣기 좋았으며 정말로 곤란하다는 듯 고민을 심각하게 하는 모습도 작은 것 하나에도 진지해보여 좋았다. 이 곳의 숄들은 하나같이 짜임새가 좋아 손 끝에 스치는 느낌이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가장 좋은 것으로만 만들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 이렇게 가장 좋은 것만 저를 위해서 해주니 고국에 있을적이 생각이 안날수밖에. 부친께서는, 오라비들과 동생은 이런 나를 보면 야속하다고 생각하려나. 하지만 지금 저는 제 부군 옆에서 그 어느때보다 행복한 것을.
이기적이지만 그들도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이해해주지 않을까? 잠시 손으로 비단 숄의 감촉을 느끼며 가족에 대한 상념에 젖어있는데 하나는 꽤나 얌전하고 편안하게 어디서든 걸칠만한 것과 하나는 별이며 달이 새겨진 것이 반짝이는 은사로 수를 놓았는지 빛에 따라 은은히 반짝거리는 것이었다.
하나는 편안한 일상복, 그리고 두번째는... 그래. 다음 마작 탁에 갈때 걸치고 가면 부인들이 아주 부러워할테지.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구하고도 제게 허락을 구하는 모습이 꼭 신이라도 된 기분이 들게 하였다. 제 뺨을 매만지는 손바닥에 입을 맞추고 웃으며 대답했다.)
솔직히 당신을 놀리고 싶어서 마음에 전혀 들지 않는다고... 하고 싶은데, 어떻게 꿰뚫어본 것마냥 마음에 쏙 드니 거짓말도 전혀 하지 못하겠는걸요?
命運@_20191001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어? 그럼 다행이야. 나야 이런 것을 보는 눈이 어두우니 이런 것들은 부인의 뜻에 따라야지.
(흰색 레이스 숄 두 개를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눈에 띈 것은 계산대 앞 유리로 된 장식품 보관함에 있는 레이스 장갑이었다. 장갑 가운데에는 다이아몬드며 루비가 새겨져 어여쁘게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잠깐 고민을 했다.
화연에게는 장갑이 많았다. 여러 종류의 장갑이 있었고, 분명 레이스로 된 장갑도 있었다. 화연의 화장대나 장식대에 있는 것은 모두 다 기억하고 있었으니 분명하다. 그러나 이리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를 보니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는데, 레이스 장갑에 늘어진 은줄에 걸린 보석이 마음에 꼭 들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숄을 포장하는 점원을 불러 다이아몬드와 푸른 사파이어가 박힌 장갑도 한 켤레씩 포장하길 요구했다. 값비싼 것을 망설이지 않고 사는 부부를 새로운 단골로 만들고 싶었는지, 점원이 서투른 한국어로 말했다. 부군의 정성이 몹시 살뜰하니 아내분이 아름다워 그런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 말은 약간의 심기를 건드렸는데, 화연이 아름다운 것은 다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것을 사내의 입에서 들으니 달갑지 아니 하였으며, 제 정성이 화연의 외모로 전부 설명된다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기껍지 아니했기 때문이었다.
잠깐 그의 운명을 꼬아둘까, 생각했으나 이내 말았다. 제 처를 향해 수작을 부리는 것두 아니니까. 게다가 점원은 솜씨 좋게 포장을 한 뒤에 새로운 부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라며 끝에 나비 모양이 새겨진 모자 끈을 함께 넣어줬다. 흡족하게 봉투를 들었다.)
장갑이 마음에 들어. 연아, 한 번 껴 보지. 사파이어로.
花然@_____justdream
(당신은 항상 저를 위해 물건을 사는데는 망설임이 없었으나 이렇게 먼저 나서 적극적으로 구는 것은 또 오래간만이었다. 이것과 비슷한 것이 있었던가?
저를 장식하기 위해서 꾸며져있는 제 드레스룸에는 옷과 장신구가 차고 넘쳤으며 오히려 저는 그런것들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늘 아름답고 좋은 것들로만 채워놨으니, 어련히 적당한 것을 고르거나…
당신에게 골라달라며 표부인이며, 막부인에게 무시 당하는 건 싫다고 어리광을 부리면 당신은 또 기뻐하며 저를 치장해주는 것이었다.
손등에서 새파랗게 빛이나는 사파이어는 이상하게도 심장을 쥐고 흔드는 것처럼 무언가 벅차오름을 느끼게 했다. 아, 당신에게 선물해주려던 그 회중시계에는 빛이 닿지 않으면 붉은색으로 보이는 사파이어가 장식돼 있었다.)
...마치. 한 쌍의 아름다운 커플 아이템 같은데요.
(아주 뛸듯이 기분이 좋으면 오히려 침착해지는 저였다. 입가를 사파이어로 장식된 레이스 장갑으로 가린채 웃음을 살풋 짓는 것이었다. 뭐, 그 사이에 일본인 점원이 무어라 더 말했으나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기에 없는 사람처럼 무시를 하고 예의상 고개를 까딱였으니, 이정도면 인사치레는 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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