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필멸자의 오만한 고백과 불멸자의 어떤 약속
花然@_____justdream
(네 귀에 '빨리 집에 가요 우리.' 라고 속삭였다. 그도그럴것이 저도 당신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었으니 이젠 빨리 보여주고 당신의 찬사를 듣고싶어 몸이 달을 지경이 됐다. 당신이라면 필시 제가 준비한 것을 좋아할테지.)
命運@_20191001
(도대체 무엇을 준비했기에 이리 빨리 가기를 채근하나.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이든 화연이 주고자 하는 것이면 기쁘게 반응하고 화연을 숭배하고 곱다고 칭송할 수 있었다. 회중시계라 하면 화연의 눈썰미만큼 완벽한 것이 없을 테다.
그걸 받고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지? 보석이 박혔다고 했으니 그 보석부터 찬미함이 옳을까? 아니면 그 외관의 둥긂부터 찬미하는 것이 옳을까? 대관절 어디부터 읊어야 아내가 좋아할지 알 수가 없으니 이것이 참 문제로다.
홀로 고민을 하면서도 짐을 들고 걸어 다시 승강기로 향했다. 원래는 백화점을 돌며 화연에게 어울릴 것을 사려 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화연은 집으로 가기를 바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내 아내의 안목을 한 번 볼까? 집에 가자마자 연이가 산 것을 봐야겠는걸.
(퍽 부드럽게 이야기하며 어깨를 감싸고 걸어갔다. 손을 흔들어 인력거꾼 하나를 세우고 화연을 먼저 올려준 뒤에 올라탔다. 집의 주소를 부른 뒤에는 인력거에 앉아 덜컹거리는 것에서 화연을 보호하기 위해 허리를 감싸안았다.)
요 근래에는 인력거가 많아져서 좋아. 어디를 가두 무척 편히 갈 수 있으니 말이야. 중국에도 인력거가 많다고 하던데, 화연이는 둘 중 어느 나라 인력거가 더 편해? 나야 일본에서도 인력거를 탄 적이 없으니.
(저 혼자 간다면 언제든 어느 문으로든 들어가기만 하면 원하는 곳이 나오는데, 이것이 인간에게는 통하지 않으니 퍽 짜증이 나는 대신 화연과 이런 시간이 즐겁기도 했다.)
花然@_____justdream
글쎄요. 고국에서는...
(고국의 이야기는 어느샌가 까마득하게 잊고있었다. 당신이 없는 곳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소이고, 그곳이 아무리 좋은 인력거와 마차가 있다손 치더라도 이제 제게는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는 것이기에 말을 차마 잇지 못하였다.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제가 다칠까 감싸안은 그 손길이 좋았다. 빨리 돌아가서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는데도 지금 이 순간의 안정에 취해 조금은 천천히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도 동시에 드는 것이었다.
당신 가슴팍에 고개를 기대어 나즈막히 말을 했다. 자신이 아무리 작은 소리로 읊조리더라도 당신만은 들을 것이란 자신감에서 나오는 행동이기도 했다.)
... 고국에는 당신이 없잖아요. 아무리 귀한 마차와 인력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없으면 그 모든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인력거를 타지 못하고 걷기만 해야하더라도 당신과 함께면 그 모든게 의미가 되고 행복으로 다가올텐데.
(가슴팍에 기대어 당신을 놀래킬 상상을 하고있자니 웃음이 절로 작게 나오는 것이었다. 당신은 나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지어줄까. 어떻게 웃어줄까. 이윽고 인력거는 제 집 앞에 도착하여 둘을 내려주는 것이다.
어떻게 보여줄지 한 참을 계획했는데도 정작 보여주려니 두근거리는 것이 마치 공연장에 처음 배우로 오르던 때가 생각났다. 막 내린 당신의 두 손을 꼬옥 잡고는 절대 어기면 안된다며 30초를 세고 올라오라는 신신당부를 하고는 먼저 집으로 올라갔다. 너무나도 익숙한 집일 것인데, 왜 이리 심장은 쿵쿵 거세게 뛰는 것인지. 30초가 모자랐는지 계단을 통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请稍等一下!! 阿運!
(저도 모르게 다급해져선 중국어로 기다리라고 문 밖의 당신에게 외쳤다. 그래도 이 정도면 크게 늦진 않은 것 같은데, 가쁜 숨을 진정시키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당신을 위해 문을 열었다.)
당신이 사준 이 레이스 장갑, ... 이 옷이랑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당신에게 제일 먼저 보여주고싶었어요. 어때요?

命運@_20191001
회중시계가 무어 얼마나 귀하다고 그리 급하게 가? 넘어진다, 연아. 뛰지 마.
(뛰지 말아라, 너 넘어지면 내 마음이 다 상한다. 그리 말하며 잠깐 사용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마님께서 급하신 모양입니다. 그리 말하는 늙은 집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집사는 화연과 가장 오래 집안일을 나눌 대상이니 화연에게 몇 번이나 면접을 보게 시킨 뒤에 들인 노인이었다. 일본인 백작의 집에서 집사 일을 하다가 그 일본인이 제 정부를 하우스키퍼로 두고 집사 일까지 시키기 위해 그의 아들이 도둑질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아냈다는 소문까지 들은 뒤에야 집사로 들였는데 이런 나날에서 추천장 하나 없이 백작의 집에서 쫓겨난 이는 참 곤궁하게 살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아들은 이미 혼인을 하여 열셋 된 딸까지 있으니 화연이 그의 손녀와 잘 놀 수 있다고 생각한 계산도 있었다. 어쨌거나, 집사에게 재킷과 페도라를 건넨 뒤 위로 올라갔다.
삼십 초는 지났으니 들어가도 되려나, 하다가 문 너머에서 들리는 말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가만히 기다렸다. 뱀은 제 아내에게 잘 길이 든 개새끼와 같아서 기다리라면 기다렸고, 이리 오라면 그렇게 갔다.
그저 아내가 무얼 보여주려나, 흥미만 가지고 있었는데, 밖으로 나온 아내를 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사라진 표정으로 그저 화연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은으로 자수가 놓인 남색의 치파오는 뱀이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 애초에 화연이 치파오를 잘 입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중국식 부채를 들고, 제가 사 준 장갑을 낀 화연을 바라만 보는 게 분이 넘었다.
허리를 끌어안은 채로 방으로 들어가고, 문을 닫았다. 목덜미까지 오는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한참이나 그 얼굴을, 그 눈을 바라봤다. 그 옷을 바라봤다. 그러다 뺨을 쥐고 입을 맞췄다. 냉혈동물에게서는 존재하지 않는 열기가 존재했다.
분명히 이것은 열기였다. 아,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나의 화연. 꽃과 같은 나의 아내는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 뱀을 길게도 애를 태운 모양이었다. 몇 번이나 뺨을 만지고, 몸을 숙여 이마와 이마를 맞댔다.)
……너무 아름다워서, 내가 만지면 안 될 것 같은데. 이게 정말 나의 아내인가? 서왕모가 내 아내보다 아름다우랴, 동탁을 홀린 초선이 내 아내보다 아름다우랴. 네가 웃는다면 물고기가 수영을 멈출 것이고 네가 나를 본다면 달빛조차 부끄러워 구름 뒤에 숨을 텐데. ……아름다워. 내가 본 이들 중 가장 고와. 곱구나, 연아.
花然@_____justdream
(은색의 배꽃 자수가 놓인 푸른 치파오는 당신이 좋아할 것이 분명했다. 엺게 은사가 반짝이는 레이스 장갑과 박힌 사파이어가 이 치파오를 닮아서 같이 입으면 무엇보다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당신은 저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문을 닫고, 입을 맞췄다. 손으로는 목덜미를 어루만지어 목 뒷덜미가 간질거렸다. 웃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퐁퐁 터져나오는 것 같았다. 이마를 맞댄 당신의 목에 양 팔을 걸어 끌어안고 속살거리듯 말을 했다.)
당신이 아니면 누가 나를 가질 수 있겠어요. 다른 치세를 누린 왕이 오더라도 내 웃음 하나도 못 끌어낼 것이며, 처음 만났던 그 날처럼 두근거림도 주지 못할텐데요. 어서요, 어서 내게 더 입을 맞춰주고 사랑한다고 속삭여줘요. 이 무대의 유일한 관객은 당신 뿐이니까. 얼마든지 즐겨도 괜찮아요. 정말 처음 무대에 오르던 날처럼 두근거리고 부끄럽지만, 나의 가장 사랑하는 사내. 아윈 당신만을 위해서 준비했어요. 급하게 해서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윈, 내가 많이 사랑해요.
(어쩐지 당신의 말과 행복감에 가슴이 벅차올라서 울 것 같은 느낌에 코를 찡긋거리며 후후, 소리내어 웃었다.)
命運@_20191001
아니, 아니. 당신에게 모자란 부분은 없어.
(가볍게 속삭이며 다시 한번 입을 맞췄다. 내 아내에게 무엇이 부족하단 말인가? 화연에게는 아무런 부족함도 없었다. 꽃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는 이 사랑스러움을 어찌 부족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누가 감히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뱀으로 누워 있던 봄날에 어느 부부가 걷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임자를 위해 이리 가꾸었소, 하는 여인의 말에 사내는 꾸미지 않아도 어여쁘다, 하고 대답했다. 그것을 들으며 부부의 정이 몹시도 돈독하니 정답을 말하였구나, 했는데 이제 보니 그것은 틀렸다.
사랑하는 이가 자신을 위해 꾸몄다면 한껏 예뻐하는 것이 사내의 몫이었다. 다시 한번 입을 맞췄다.)
사랑해. 너를 사랑해, 화연. 너만을 사랑해. 내 모든 생이 사라진다 해도 너 하나만을 사랑할 테다.
(네가 죽어 내게 남는 것이 비극뿐이라 하여도 내가 어찌 너를 싫어할 수 있을까. 내가 어찌 너를 거부할 수 있을까. 만약 네가 죽어 나 홀로 남고 그 서러움에 몸부림을 치고, 그 외로움에 비명을 지른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사랑할 것이다.
사랑하는 모든 인간은 용감하다. 찰나에 타오르는 사랑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 그 사랑을 찬미하면서.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었다. 영혼을 불태워 너와 나의 영혼을 한 데에 얽어 만드는 것이다.)
사랑해. 사랑해.
花然@_____justdream
끝이 있기에 모든 이야기가 아름다운 것이라면, 나는 그 끝의 끝까지 아름다울 수 있도록, 그 아름다운 찰나를 당신에게만 줄게요. 이 모든 것을 당신만 누릴 수 있는 것이에요. 나의 웃는 모습, 내가 심통을 부리는 모습, 기뻐하며 부끄러워하는 모습, 그 모든 것은 다 당신만의 것이에요.
(아아. 어차피 끝이 올 것이라면 당신 손에 제 삶을 쥐워주리라. 이 몸을 불살라 당신에게 안겨주리다. 당신을 한껏 끌어안고서 다시금 나지막하도록 중얼거렸다.)
당신은 내 것이고 나도 당신 것이니, 죽어서도 당신을 찾아갈테고, 살게되면 내 영혼에 각인된 사랑이 당신을 향하도록 할거에요. 그러면 그 어디에서나, 어떤 모습으로나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을테죠. 나의 죽음도 길지 않은 비극이 되도록 할게요. ...그러니 우리 끝을 아쉬워말아요. 이 찰나를 사랑하고, 사랑하는데에 다 쏟아요.
命運@_20191001
(네 생이 끝나는 순간이 나에게 비극이 아니라 할 수 있을까.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아주 오랜 시간 슬퍼할 것이다. 네가 내게 준 것을, 내가 네게 준 것을 하나도 정리하지 못한 채 이 저택이 낡아가는 동안 슬퍼하고 또 슬퍼할 것이다.
언젠가 시간이 되어 네가 죽은 기일이 찾아온다면, 오만했던 지난 날을 후회하며 서럽게 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러나 네가 울지 말라, 슬퍼는 말라 했으니 그 눈물조차 얼마 가지 못하겠지.
나는 그저 그 서러움을 품에 디디고 일어나며, 모든 세상을 비극으로 몰고 갈 것이다. 세상은 뱀의 분노 속에서 때로는 전쟁을 할 것이고 때로는 사이비가 판을 칠 것이고 동포를 죽이는 데에 거리낌이 없으며 인종끼리의 싸움이 당연해질 것이다. 네가 심을 비극이 너무 크다.
그러나 그 비극조차 나에게는 부질없는 것일 테다. 네가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인간들의 싸움을 보며 내 품에 안겨 그들은 왜 싸우는 것이냐며 묻는 네가 내게 없을 것이니.)
네가 내게서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심장이 저려. 존재하지 않는 심장이 찢어지는 것만 같아. 그 심장을 움켜쥔 채로 나는 서럽게 너를 찾아 헤매겠지. 불교에서는 말이야, 연이. 다음 생이 있다고 해. 나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네가 죽으면 절에 가 볼까 생각 중이야. ……그럼 언젠가 너를 발견할 수 있겠지.
花然@_____justdream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거에요. 내가 죽고나면, ... 죽고나서도 당신을 쉬이 놓아줄 것 같나요? 하하. 바보같아 우리 둘 다.
(이 순간이 아름답고 찬란하며 행복하기에 죽음이 두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올 지도 모르는 죽음을 대비하느라 전전긍긍하는 것은 제 성미에 맞지 않다. 하지만 제 눈가에 눈물이 흐르는 것은 어째서일까.
이 순간들을 오로지 네게만 누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데. 눈물은 보이기가 싫다. 그래서 부러 네 가슴팍에 고개를 파묻고 사랑한다는 말만 연신 읊었다.)
...내가 당신을 찾아갈게요. 당신이 나를 찾는 시간이 고독하고 길지 않도록. 내 웃는 낯이 당신 기억에서 흐릿해지지 않도록. 나를 닮을 사람을 곁에 둘 생각조차도 하지 못하도록, 영원히 당신을 찾아갈테니. 당신이 길게 괴로워 하지 않도록 할게요.
(이 얼마나 필멸자의 오만한 고백인가, 하지만 이것은 필멸자가 불멸자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고백이자, 최고의 약속이었다. 나의 혼백이 당신에게 종속되기를. 그렇게 영원하고 무한한 사랑을 할 수 있기를. 끝마다 당신이 괴롭지 않기를.)
命運@_20191001
네가 나를 찾아온다면 나는 기쁠 거야. 하지만 연이, 내 생각에는 연이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놀고 있으면 돼. 마작을 두고, 함께 가곡을 부르면서 말이야. 그러다가 어느 순간, 너는 깨달을 거야. 너를 바라보는 뱀의 눈빛을 말이야. 처음에는 모르겠지. 저것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하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확실하게 깨달을 거야. 저것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로구나. 내가 너를 찾아갈 테니 너는 그저 즐겁게 놀고 있으면 돼.
(이것은 순전한 제 욕심이었는데, 나는 화연이 내가 없을 적, 다른 이들과 어떻게 노는지 궁금했다. 내가 없을 적에 화연이 다른 누군가와 어떻게 놀고 어떻게 웃을지 궁금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다른 시대의 화연은 내가 없는 순간에 어떤 놀이를 할지 궁금했다. 그때도 롱샤를 좋아할까? 그때는 어느 나라 출신일까. 어느 인종일까. 그 모든 것이 제게는 궁금증이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뱀이 있었다. 그 모든 것이 군림자의 눈이자 귀였다. 인간들은 뱀을 향해 이지가 없는 미물이라고 말했지만, 그 모든 미물은 주인 되는 군림자를 위해 충실하게 보고 들었다.
그러니 화연이 어디에 태어나든 자신은 화연을 찾으러 갈 수 있었다. 화연을 번쩍 안아들고 입을 맞췄다.)
자, 이제 슬픈 얘기는 그만.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 줘. 너의 노래가 듣고 싶어.
花然@_____justdream
아윈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을 위해 노래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죠.
(품에 안겨있다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잠시 표정을 정돈한 후 아무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눈을 내리 깔았다가 부채를 내리고 당신의 눈을 마주하며 아주 구슬픈 이야기를 노래와 함께 읊는다.
아름다웠던 시절은 짧아 그 시절의 감로를 마신 연인이 서로를 잊지 못하고 천년이고 만년이고 서로를 찾아 헤맨 끝에 만났지만 그 끝에 사내는 가루가 되어 부서지고 여인은 선녀가 되어 영영 만날 수 없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제 고국에서도 비극은 항상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있었으며,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좋은 내용이었기에 홍보 공연의 단골 곡이었는데 하필 이런 대화를 나눈 후에 부르는 곡이라니. 가곡은 손 끝에 닿지 못하고 부서져 사라져버린 자신의 낭군을 선녀가 애도하며 끝이 났다.)
...그대 영혼이 부서지어 없어져도 나 그대만을.... 그대만을 사랑하리....
(그리고 숨을 고르곤 다시금 머쓱하게 웃으며 당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잘 했는지 모르겠는데 나의 아윈은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命運@_20191001
(노래는 무척 서러웠다. 그러나 그만큼 아름다웠다. 시대는 언제나 비극을 찬미한다. 사라져 비극이 되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문득 노래 속 사내와 여인에게 나와 화연을 대입한다.
우리가 서로를 살뜰히 사랑해 감로를 마시고, 천 년이고 만 년이고 찾아 헤맨 끝에. 그렇다고 해도 나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가엾은 필멸자들의 최후이다.
죽고자 한다면 죽을 수 있겠으나 죽지 않고자 한다면 영원을 살 수 있는 것이 자신이었다. 그러나 생각하고 곱씹는다. 만약 화연이 선녀가 된다면 어찌 할까. 선녀라는 것은 뱀과 닿을 수 없는 존재로, 주로 곤륜 등에 주거하는 이다. 흔히 말해 하늘에서 살아가는 이들이다.
그녀들은 지상에서 살아갈 수 없다. 그러니 아마 화연이 선녀가 되면 그 존재를 알면서도 그녀에게 가지 못하여 서글피 울고 말 것이다. 과연, 그렇게 되면 운명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이니 명운이라는 이름이 아깝게 되는 것이다.
가만히 노래를 듣다 박수를 쳤다. 곧 화연의 허리를 끌어안아 품에 안고 입을 맞췄다. 부드럽게 온 얼굴에 입을 맞추며 끌어안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나는 좋았는데. 하지만 너무 슬프군. 만약 화연이 선녀가 된다면 누구보다 아름다워 그 얼굴을 보는 작자들의 눈이 멀어버릴 테지만, 그렇다고 하여 내가 나의 선녀를 취하지 못한다니 말이야. 아, 내가 진정한 인간이라 내 몸이 부서진다고 하면 덜 비극적일까.
花然@_____justdream
그런소릴 잘두.
(차라리 평생 그리워만하며 사는 것이 당신의 존재가 없어지는 것 보다 나았다. 당신의 무릎에 앉아 입술을 장난스레 깨물었다. 이것은 제가 당신이 하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을때 종종하는 행동으로 화연은 내심 바깥에서도 이러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곤했다.)
당신이 부서지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내가 선녀가 될 이유도, 살아갈 이유도 없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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